2024년형 현대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전기차 보급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온 내연차 대비 비싼 가격과 관련해 현대차·기아와 테슬라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가 300마일(약 483km) 이상인 두 브랜드의 전기차 가격이 처음으로 같은 주행거리를 가진 내연차보다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가격 측면에서 전기차가 내연차를 위협하는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셈이다.

◇최대 주행거리 300마일 이상 현대·테슬라 전기차, 경쟁 내연차보다 저렴해져

8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미국 굴지의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인 켈리블루북은 최근 펴낸 ‘신차 평균 거래가격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 기준 미국에서 거래된 전기차 신차의 평균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렉트렉은 전기차 신차의 평균 거래가가 전체적으로 하락했다는 결과보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대 주행거리 300마일 이상의 전기차의 평균 거래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내연차를 밑돌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켈리블루북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주행거리 300마일 이상에 속하는 현대·기아 전기차와 테슬라 전기차를 내연차 시장의 최대 강자인 토요타의 인기 내연차 모델과 비교한 결과 전자의 평균 거래가격이 후자보다 저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렉트렉은 “리스 방식으로 구매할 경우 전기차의 평균 거래가는 더 떨어져 현대와 테슬라 브랜드 전기차의 가격은 토요타와 BMW의 동종 모델 대비 37%나 낮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고 전했다.
◇최대 주행거리 300마일이 중요한 이유

켈리블루북이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300마일을 기준으로 삼은데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전기차 구매 의향과 관련해 실시된 미국 소비자 대상 조사 결과들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가 최소한 300마일은 돼야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장만할 생각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국토가 워낙 광활해 자동차를 살 때 최대 주행거리가 다른 어떤 조건보다 중요한 미국 고유의 환경 때문이다. 미국 국민 1인당 땅 위에서 이동하는 거리는 연간 1만4500마일(약 2만3400km) 수준으로 다른 나라들보다 3분의 1 정도 더 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아이오닉6, 美 소비자들이 원하는 전기차 조건 유일하게 모두 충족

일렉트렉은 특히 여러 전기차 모델 가운데서도 현대 아이오닉6이 내연차와 가격 전쟁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최근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기차의 조건을 조사한 결과 △20분 이내 충전 완료 가능 △최대 주행거리 350마일(563km) 이상 △소비자가격 5만달러(약 6900만원) 미만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조건을 시중에 유통 중인 전기차들과 비교한 결과 현대 아이오닉6이 유일하게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전기차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렉트렉은 지적했다.

아이오닉6의 보급형 모델인 SE 스탠더드의 미국 내 가격은 3만7500달러(약 5200만원) 안팎이고 최대 주행거리는 240마일(약 386km)이지만 SE RWD 롱레인지 트림은 최대 주행거리 361마일(약 581km)에 가격은 4만2500달러(약 5900만원) 선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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