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난자‧여성 정자가 불러올 과제
Length: • 3 mins
Annotated by Keaton Choi
최근 과학 기술 발전으로 체세포에서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인간 피부 세포를 기능적 난자나 정자로 유도하는 게 현실미를 띠기 시작했다. 미래에는 남성 난자나 여성 정자를 만드는 게 가능할지도 모른다. 만일 인간 체세포로부터 생식세포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실현되면 체외수정이나 불임치료, 동성혼 등 분야에서 어떤 과제가 생길까.
지금까지 인간 생식 활동은 여성이 만들어내는 난자와 남성이 만들어내는 정자가 수정되어 자궁 내막에 착상하는 것으로 성립하고 있었지만 iPS 세포 등장에 의해 원래 성별과는 반대 생식 세포를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이 부상했다.
많은 과학자는 iPS 세포에서 생식 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되는 건 여전히 앞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이미 수컷 쥐 체세포에서 난자를 만들어 수정, 부모가 양쪽 모두 수컷인 쥐를 만들어내는 실험에 성공하고 있다.
체세포로부터 생식 세포를 만들어애는 기술에는 3가지 다른 임상적 응용이 생각될 수 있다. 첫째는 체외 수정을 합리화한다는 것. 현재 체외 수정에선 채란을 위해 호르몬 주사를 반복해 작은 외과적 처치를 실시하기 때문에 난소를 과도하게 자극할 위험이 수반된다. 만일 체세포에서 생식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 체외 수정과 관련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일종의 의학적 불임을 피할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난소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태어난 여성이나 조기 폐경해 난자를 만들 수 없게 된 여성 체세포를 이용해 난자를 만들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셋째 이 기술을 응용해 남성 난자 또는 여성 정자를 만들고 동성 커플 아이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 생식 행위에선 동성 커플은 부모 유전자를 계승한 아이를 만들 수 없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동성 커플도 부모와 유전적으로 관계가 있는 아이를 키울 수 있다.
인간 체세포에서 생식 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실용화되면 5가지 과제에 직면할 수 있다. 첫째 안전한가. 다른 다양한 과학 기술과 마찬가지로 체세포에서 생식 세포를 생산하는 기술 안전성에 대해 신중한 테스트와 엄격한 모니터링을 반복해야 한다. 또 아이를 만드는 건 일시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태어난 아이 후속도 중요하다.
둘째 이는 공정한가. 만일 이 기술에 대한 접근이 부유층으로만 제한됐다면 세계에 새로운 불평등을 창출할 우려가 있다.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공적 자금 투입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게 적절한지 판단하려면 국가가 생식을 지원해야 하는가 하는 논의를 거쳐야 할 수 있다.
셋째 액세스를 제한해야 하는가. 생식 세포 질과 수는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기 때문에 보통 노인 커플이 될수록 아이를 만드는 게 어려워진다. 하지만 노인 여성이 임신하는 건 신체적, 심리적, 사회학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여전히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
넷째 대리모 문제를 어떻게 하는가. 만일 남성 동성 커플로부터 피부 세포를 채취하고 난자와 정자를 만들어 배아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이 배아는 임신하기 위한 모태가 필요하다. 현재도 의뢰자 대신 대리모가 임신, 출산을 실시하는 경우는 있지만 여기에는 법적, 윤리적, 물리적 곤란이 수반된다.
마지막은 법률적 부모는 누가 될 것인가. 벌써 대리 출산이나 난자, 정자 제공 등 보급에 수반해 아이의 법률상 부모는 누구인지에 대한 문제가 부상하고 있지만 체세포로부터 생식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 이 문제는 더 가속된다. 이론상 1명 피부 세포로부터 난자와 정자를 만들어 내고 유전적 부모가 1명 밖에 없는 아이를 만든다는 것과 2쌍 커플 배아로부터 각각 정자와 난자를 만들어내고 합계 4명 유전적 부모를 가진 아이를 만드는 것조차 가능하기 때문에 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사회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체세포에서 생식 세포를 만드는 잠재적 용도로 가장 논란이 있는 건 동성 커플에서의 생식이라는 지적이다. 동성애 관계에 있어 생식상 제한에 대해선 의료 전문가가 치료할 의무를 지지 않는 사회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도 있지만 도덕적인 이해 관계를 보면 동성 커플이든 이성 커플이든 아이를 원하는 커플 생식을 돕는다는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성 커플 불임 치료를 하는데 동성 커플 불임 치료를 하지 않는 건 부당하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또 체세포로부터 만들어낸 생식 세포에 의한 생식이 보급되면 많은 배아로부터 더 뛰어난 아이에게 자랄 가능성이 높은 배아를 선택할 가능성도 생긴다. 이와 관련해 탁월한 배아를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윤리적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반대로 좋은 인생을 보낼 가능성이 높은 배아를 선택할 수 있음에도 무작위로 배아를 선택해 키우는 것에 대한 도덕적 책임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도 체외 수정처럼 심각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법과 윤리가 새로운 기술에 뒤처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급속한 과학 발전을 생각하면 지금 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